결말을 알고 있어서 더 화나는 영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1212사태를 한번쯤은 들어보고 알고 있을것입니다.
수도인 서울에서 일어난 군사반란 1212사태를 각색하여 만든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나고 화가 나서 영화를 그만보고 나갈까 생각을 여러번 했던 것 같습니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몰입이 잘되는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도 결말을 알고 있기에 안타까워서 그랬던 이유가 더 클 것 같습니다.
전두광의 역할로 나오는 황정민이 연기를 너무 잘 한 탓일까요?
정말 얄밉고 화가 나고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가 일어났습니다.
각색을 해서 만든 영화이지만 실제 현실은 더 암울하고 충격적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전두광은 정권이 흔들리는 틈새를 이용하여 군대를 사조직처럼 이용하고, 본인의 권력인양 편을 가르고 한 나라를 집어삼키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불도저 같은 인물입니다.
40년도 더 지난 현재까지도 논란을 남기고 간 인물이라서 더 화가 납니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화가 납니다.
철저한 기회주의와 이기주의가 부른 무고한 희생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에서 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흔들리고 불안정한 정권 틈으로 나라를 집어삼키기 위해 움직임을 시작한 전두광과 하나회는 물불가리지 않고 날뛰기 시작합니다. 군 내 사조직을 총동원하여 마치 체스놀이하듯이 서로의 말을 배치시키고 전쟁을 시작합니다.
최전선의 전방부대까지 서울로 불러들일 때는 정말 육두문자가 절로 나올정도였습니다.
반란군과 진압군의 대치 및 교전으로 무고한 군인들이 서로 총을 겨누고 죽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명령하는 윗선들의 독단적인 움직임으로 얼마나 많은 군인들이 이유도 모르고 죽어갔을까요?
9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희생이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문을 당하고 희생되었을지 상상도 하기싫습니다.
전두광은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이라는 라는 말을 합니다.
형편없는 하나회 멤버들도 물론, 나랏일에 앞장서지않고 자기몸부터 챙기기 바쁜 국방장관(김의성 분)도 정말 얄밉더군요. 한명씩 디테일하게 설명하기에도 입이 아플정도로 제대로된 사람이 몇명 없었습니다.
이런 나라에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드는 영화였습니다.
이태신은 본인의 신념이 아주 확고한 캐릭터였습니다.
큰 고목나무 같은 느낌의 속이 꽉찬 느낌이였습니다.
이런 큰 고목나무도 주위의 환경에 따라 철저히 무너질 수 있구나라는 것을 보게됩니다.
확신의 찬 눈빛은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들이 펼쳐집니다.
와이프와 마지막 통화를 마치고 와이프가 챙겨준 빨간색 목도리를 두를때 정말 슬펐습니다.
본인도 마지막일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는 눈빛이였습니다.
하지만 본인까지 나라를 포기해버린다면 말도 안되는 상황이지 않냐며 끝까지 본인의 신념을 지켜냅니다.
권력앞에 머리숙이지 않을 수 있는가
영화를 보고 나와서 분노에 차서 이런저런 얘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나는 과연 저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까?
요즘세상에도 줄을 잘서야한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본인의 신념에는 맞지 않지만 탄탄대로를 선택할 것인가?
본인의 신념에 맞는 가시밭길을 선택할 것인가?
보는 사람들은 모두들 전두광에게 붙은 하나회 및 반란군 쪽을 욕하지만 과연 본인들이 똑같은 상황에서 이태신과 같은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생각 말이지요.
영화가 끝나고 나오자마자 실존인물들을 검색해보았습니다.
현실은 더 참혹하고 슬펐습니다.
왜 꼭 그래야만 했을까, 인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세월이 지났음에도 지금현재도 아마 이런 검은세력들이 본인들의 세상을 만들고 권력을 남용하고 있을 것입니다.
한숨만 나옵니다.
전두광은 기회를 틈타 우발적인 선택을 한것이 아니라 이미 반란을 위해 아주 서서히 하나회라는 무기를 키워나온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1212사태가 일어난 그날, 본인에게 주어진 분명한 기회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런 기회를 잡기 위한 방법과 절차가 잘못되었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서울의 봄은 참혹하게 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