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순간, 내사람이 이상하다.
서로가 함께할때 가장 행복하고, 세상 무서울 것이 없는 한 부부가 주인공입니다.
남편인 현수(이선균 분)와 수진(정유미 분)입니다.
이 부부의 가훈은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입니다. 가훈처럼 둘이서 극복해나간 시간들이 그 둘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며,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현수'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자다가 얼굴에 깊은 상처를 만들만큼 긁기도 하고, 냉장고에서 생고기와 날생선을 집어삼키기도 하고,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도 합니다. 그리고 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도 죽여서 냉동실에 넣어버립니다.
이 부부는 정말로 서로를 많이 믿어주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까지 해친 남편을 어떻게 저렇게 이해할 수 있을까? 나라면 못할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수진'은 남편이 평소에 하던 행동이 아니기에 계속해서 믿어주고 기다려줍니다.
이런 이상한 모습들을 지켜봐오던 '수진'은 끝까지 말리고 저지해보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찾아가게 된 수면클리닉도 큰 소용이 없습니다.
불안한 이 부부에게 아기가 태어나게 되면서 '수진'은 극도로 예민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남편의 안위도 걱정이 되지만, 무의식중에 아기를 해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나날이 커져만 갑니다.
수면클리닉도 별 소용이 없자, '수진'은 엄마가 데리고 온 '무당'의 말에 의지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아랫집에서 살다 죽은 '할아버지'가 '수진'을 탐하기 위해 '현수'의 몸에 들어간 것을 알게되고, 우연이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일치하는 사실들이 많아서 놀라게 됩니다.
그렇게 아기를 위해서라도 못할 짓이 없어진 '수진'입니다. 그렇게 '현수'의 몸에 들어간 '할아버지'를 확신하며 몸에서 빼낼 온갖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 방법들은 성공하였을까요 ?
제목이 '빙의'가 아니라 '잠'이였던 이유
영화는 궁극적인 '잠'이 아닌 '빙의'에 기초한 내용이 많았습니다.
이런 내용에도 제목을 '잠'이라고 한 이유는, 아마도 내용추측과 반전의 효과를 더 극대화 하기 위해서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결말 또한 어떠한 사실이 맞는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목은 '빙의'가 아니라 '잠'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결말을 2가지로 해석해보자면,
첫번째는 실제로 '할아버지'가 '현수'에게 들어왔다가 '수진'에 의해서 나가게 되었다라는 결말
두번째는 '현수'는 말 그대로 램수면 장애를 앓고 있다가 처방약의 변화로 증세가 사라졌다는 결말
이렇게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고난 직후에는, 첫번째 결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현수'의 직업이 배우이고, 부부의 가훈이 '둘이 함께라면 극복 못 할 문제는 없다' 라는 것으로 보아 '현수'가 말이 안통하는 상태가 된 '수진'을 위해서 원하는대로 연기를 해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더 커졌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극복 못 할 문제는 없지 않다.
이 부부의 가훈이 내내 안타까웠던 영화이기도 합니다.
아마 '현수'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램수면장애가 생긴건 아닐까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인을 인정해주지 않는 '장모님' 그리고 배우로써 대성하고 싶지만 따라주지않는 상황들, 그리고 곧 태어날 아기까지..
모든 상황들이 쌓이고 쌓여서 극도로 불안한 '수면장애'로 표출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남편을 믿고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애쓰던 '수진' 또한 안쓰러웠습니다.
가장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 갑자기 말도 안되는 행동을 밤마다 반복하고, 본인에게 가장 소중한 것들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나면 그 누구가 제정신으로 살수 있을까요?
이렇게 서로를 위해서 애를 쓰다가 결국 최악의 상황으로 가게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안타까웠습니다.
애초에 가훈 자체가 서로에 대한 강박이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영화의 결말에서는 부부가 함께 문제를 극복하게 되지만 말이지요.
이렇게 열린결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좋은 영화리뷰를 들고 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