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무너진 절망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
2023년에 개봉한 따끈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입니다.
개봉하자마자 화려한 배우 라인업을 보면서 이건 꼭 영화관에서 봐야겠다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평들이 좋지않아 지나친 영화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에 업로드가 된 것을 보자마자 치킨과 맥주와 함께 시청했습니다.
다 무너진 절망 속에서 우뚝 솟아있는 황궁아파트.
많은 사람들이 죽고 모든 건물들이 다 무너져 내렸지만 황궁아파트만은 다행히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습니다.
황궁아파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남을 위해 양보할 수 있는 사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람,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사람
그리고 내것네것이 분명한 사람, 일한 만큼만 누리길 원하는 사람, 우리아니면 모두가 적인 사람
크게 이렇게 두부류로 나뉘게 됩니다.
행운처럼 솟아있는 황궁아파트 안에서 , 입주민들은 각자 다른 생각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하나둘씩 삐걱거리는 일들이 생겨나게 되고, 또다른 절망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 전체적인 스토리입니다.
이 영화 속 인물들에 대해서 누가 맞다, 틀리다라고 평가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지키려고 하는자, 살기위해 뺏어야 하는 자, 나누고 싶은자 등등 모든사람들이 본인의 생존을 위해, 혹은 타인의 생존을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 뿐입니다.
안타까웠던 민성과 명화
저는 확신의 F인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또 울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쯤에, 민성과 명화가 교회에서 마지막 대화를 나눌때, 명화에게 감정이 이입되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보내주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힘든 상황속에서 이제 의지할 사람 하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절망적일까. 저는 감정이입의 1인자인것 같습니다.
참으로 예쁜 부부였습니다.
똑부러지고 따뜻한 아내 '명화'와 착실하고 다정한 남편 '민성'은 극한 상황속에서도 서로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가족을 가지게 된 '민성'에게 '명화'는 그 어떤 존재보다 귀했습니다.
모든 영화들이 해피엔딩일 수는 없겠지만 결말은 너무 슬펐습니다.
아마 제가 '명화'였다면 남편을 따라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명화'는 씩씩하게 적응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주 옹골차게도 똑부러지는 큰 그릇의 사람인것 같았습니다. 다른사람들은 이 영화를 평론할때 명화라는 캐릭터를 무책임한 이상주의자라고 표현하였으나, 제 생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국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는것이 이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명화'가 황궁아파트에서 베풀었던 진실된 마음이 통했는지 명화 또한 남편을 잃고도 이후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동고동락하게 되는 결말입니다.
좋은 사람이냐, 살고자 하는 사람이냐
아마 저는 저런상황에서 후자인 '살고자 하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극한 상황에서 과연 남들이 눈에 들어올것인지, 남을 챙겨줄 여력은 있을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완전한 이기주의 인간일 것 같습니다.
리뷰를 하고보니 영탁(이병헌 분)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습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명화와 민성 부부에 철저히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나 봅니다.
리뷰를 하나씩 써나가면서 느낍니다.
저는 특정인물에게 감정이입이 지나쳐서 리뷰가 편향적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저는 이런 솔직하고 뚜렷한 리뷰가 너무 좋습니다.
다음리뷰 때 만나요 !